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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도 대외협력팀

정부, 다문화가족 우대 제도 전면 점검 검토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해 AI로 제작한 이미지.


한국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다문화가족 우대 제도에 대한 전면 점검에 들어갔다.

발단은 지난 10월 28일이었다. 이재명 대통령이 엑스(X)에 온라인 커뮤니티 게시물을 공유하며 "서울시 등 지방정부들이 다문화가족을 우대하는 제도가 문제되고 있다"고 적었다. 이어 "다문화가족들이 피해를 입지 않는 것을 넘어 우대까지 할 필요성이 큰지, 우대 제도 폐지가 필요한지 등에 대해 지방정부와 협의는 물론 시행령 개정까지 포함해 깊이 검토해보겠다"고 밝혔다. 공유된 게시물은 서울형 안심 산후조리원 예약 순위에서 다문화가족 산모가 국가유공자와 같은 2순위에 놓인 점을 문제 삼은 내용이었다.

서울시는 다문화가족에게 우선권이나 별도 혜택을 주는 사업 26개를 1차로 확인했다. 이 가운데 20개는 소득 기준이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기획조정실과 다문화담당관을 중심으로 관계 부서가 참여해 사업별 지원 기준과 운영 실태를 들여다보고 있다. 26개 중 22개는 조례나 자체 지침을 고쳐 기준을 바꿀 수 있고, 4개는 법령이나 중앙정부 지침 개정이 필요한 것으로 분류됐다.

대표적으로 거론되는 제도는 세 가지다. 국공립 어린이집은 다문화가족 자녀에게 부모 소득과 관계없이 입소 1순위 자격을 준다. 기초생활수급자와 한부모가족, 맞벌이, 2자녀 이상 가구 자녀도 함께 1순위에 포함되는 구조다. 올해 6월 시범 운영을 시작한 서울형 안심 산후조리원은 기초생활수급자와 차상위 계층이 1순위, 다문화가족과 한부모가족·장애인 산모가 2순위이며, 다문화가족 산모의 2주 이용료는 일반의 절반인 125만원이다. 평균 경쟁률은 3대 1이다. 무료 온라인 교육 서비스인 서울런은 일반 가정에 기준 중위소득 80% 이하라는 조건을 두지만 다문화가족 자녀에게는 소득 제한이 없다.

점검은 서울에만 그치지 않는다. 법무부는 국무조정실 지시에 따라 전국 지자체에 다문화가족 지원 관련 조례를 조사해 제출하라는 공문을 보냈다. 교육부도 "어린이집 입소 관련 다문화가족 배점이 실제 입소에 미치는 영향 등을 실태조사할 예정"이라며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정책 취지에 맞지 않는 경우 제도개선 사항을 검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다만 대전과 강원, 제주 등은 국가 사업을 집행하는 형태가 대부분이라 자체 우대책이 거의 없다는 반응을 내놨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10월 29일 2027년 예산안 브리핑에서 "다문화가족에 대한 사회적 배려와 지원은 필요하지만 경쟁이 치열하면 일반 시민들이 역차별을 느낄 수 있다"고 말했다.

논란은 그 전날부터 이어졌다. 이 대통령은 10월 27일 국무회의에서 외국인 노동자들이 국내에서 번 소득을 해외로 송금해 국가 경제에 크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취지로 발언했고, 이를 비판적으로 다룬 보도에 대해 직접 정정과 사과를 요구했다. 이튿날 다문화가족 우대 글을 올리면서 논란이 커졌다.

이 대통령은 10월 31일까지 나흘 연속 소셜미디어에 입장을 냈다. 다문화가족 지원 자체는 필요하지만 불합리하거나 역차별을 낳는 개별 정책은 시정해야 한다는 취지였다. 11월 3일 국무회의에서도 소득과 무관하게 일률적으로 우선권을 주는 방식이 바람직한지 짚었다.

청와대는 발언의 취지를 설명했다. 임호근 인구정책비서관은 "산후조리원 이용 우선순위의 공정성과 합리성을 높여 모든 출산 가정이 공감할 수 있는 지원 체계로 개선할 필요성을 제기한 것"이라며 "과거보다 다문화가족에 대한 다양한 정책적 지원이 확충된 현시점에서 기존 규정에 대한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판단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주노동·인권단체들은 강하게 반발했다. 이들은 대통령의 발언을 극우 진영에서 나올 법한 혐오 발언으로 규정하고 사과를 요구했다. 보도 탓을 하기 전에 스스로의 차별적 언사에 대해 이주노동자들에게 사과하는 것이 먼저라는 주장이다.

장예정 차별금지법제정연대 공동집행위원장은 "이 대통령 발언 이후 사회관계망서비스에서 이주민을 향한 가짜뉴스와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며 "대통령의 발언이 아니었으면 이런 글들이 갑자기 폭발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차별 문제를 연구해온 홍성수 숙명여대 법학과 교수도 "대통령 발언 이후 온라인 커뮤니티나 기사 댓글창이 노골적인 혐오와 조롱으로 뒤덮이게 됐다"고 지적했다.

반면 제도 점검 자체는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다. 소득이나 돌봄 필요와 관계없이 다문화가족이라는 사유만으로 같은 우선권을 주는 것이 적절하냐는 문제 제기다. 경기 평택에서는 한국계 미국인과 결혼한 여성이 남편 연봉이 1억원을 넘는데도 다문화가족이라는 이유로 공공 산후조리원 이용료 84만원을 감면받은 사례가 조사 과정에서 확인됐다.

현장에서는 소득만을 잣대로 삼기는 어렵다는 반론도 나온다. 어린이집 우선입소는 소득보다 양육·돌봄 여건을 보는 제도여서, 부모의 한국어 소통 능력과 경제활동 여부가 입소 필요성을 가른다는 것이다. 한국어가 서툴러 정보 접근이나 사회서비스 이용에 어려움을 겪는 가정이 적지 않다는 지적이다.

이번 논의에서 외국인 주민이 주의해 볼 대목은 '다문화가족'의 법적 범위다. 현행법상 다문화가족은 대한민국 국민과 결혼이민자 또는 귀화자로 이뤄진 가족을 가리킨다. 외국인 부부로 구성된 가정은 여기에 해당하지 않는다. 지금 점검 대상에 오른 우대 제도들은 애초에 이들에게 적용되지 않았다는 뜻이다.

오히려 사각지대 문제가 지적된다. 한 외국인 가정은 최근 아이돌봄시설 이용을 신청했다가 '내국인 우선' 기준에 따라 정원이 찼다는 통보를 받았다. 한국에서 10년 넘게 일하며 세금을 냈는데도 공공서비스에서 배제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 이들의 토로다.

지원 기관이 부처별로 나뉘어 있는 점도 혼선을 키운다. 가족센터는 지역정보 제공과 자녀의 학교 적응, 한국문화 교육을 맡고, 외국인근로자지원센터는 노동자 본인 지원을, 외국인주민지원센터는 행정안전부나 지자체가 소관한다. 김옥녀 숙명여대 교수는 "지역에서 이주민을 지원하는 기관들이 서로 다른 부처 소관으로 움직인다"며 "각개전투로 중복 지원이나 누락이 생기는 만큼 적어도 지역에서는 기관들이 네트워킹해 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 정부는 1990년대 국제결혼이 늘면서 2006년 다문화·다민족사회로의 전환을 선언하고 본격적인 다문화 정책을 폈다. 결혼이주여성과 그 자녀의 적응에 초점을 맞춘 정책이 20년째다. 국가데이터처의 2025년 인구주택총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다문화가구는 45만1000가구로 전년보다 2.8% 늘었다. 성평등가족부의 2024년 전국다문화가족실태조사에서는 소득과 자녀 교육수준 등 주요 지표가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한국 생활에 어려움을 느낀다는 응답은 62.3%로 3년 전 62.1%와 거의 같았다.

성평등가족부는 2024년 시작한 다문화가족 자녀 교육활동비 사업을 내년부터 종료하고, 대신 이주배경 아동·청소년의 학습 지원을 확대하기로 했다. 한부모·이주배경 가족 지원 강화라는 국정과제에 따라 관련 사업을 통합·개편해 내년 예산안에 반영했다는 설명이다.

현재 단계는 실태조사다. 정부와 지자체 모두 조사 결과를 본 뒤 제도 개선 여부를 정하겠다는 입장이어서, 확정적으로 폐지되거나 바뀐 제도는 아직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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