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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도 대외협력팀

외국인 유학생 비자, '유치'에서 '성장'으로…한국어 잘하면 재정 입증 면제

▲AI로 생성한 이미지.


법무부 비자제도 개선안 발표…구직비자 최대 3년, 유학생 전용 '성장 사다리' 설계


한국에 공부하러 오는 외국인이 35만 명을 넘어섰다. 법무부가 이들을 바라보는 시선을 바꾸기로 했다. 몇 명을 데려오느냐가 아니라, 데려온 뒤 어떻게 키우느냐에 무게를 싣겠다는 것이다.

법무부는 지난 4월 20일 출범한 '외국인 유학생 비자제도 개선 협의회'가 5개월여 활동을 마치고 논의 결과를 발표했다고 밝혔다. 대학과 교육, 이민 분야 전문가가 참여했으며 차관이 위원장을 맡았다.

배경에는 가파른 증가세가 있다. 국내 외국인 유학생은 2004년 1만7000명에서 2016년 10만 명, 2022년 20만 명, 지난해 30만 명을 거쳐 올해 8월 35만 명에 이르렀다. 40만 명 시대가 머지않았다는 판단이다. 출입국·외국인정책본부는 유학생을 이민정책의 '최우선 전략적 유치·관리 그룹'으로 정하고 다섯 갈래 전략에 따라 과제를 마련했다.

한국어 잘하면 통장 잔고 안 봐도 된다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입국 단계다. 유학 비자를 받을 때 요구되는 재정능력 입증이 차등화된다.

TOPIK 4급이나 사회통합프로그램 4단계 수준의 한국어 실력을 갖췄다면 재정능력 입증이 면제된다. 반대로 불법체류나 불법취업 가능성이 높아 중점 관리가 필요한 국가에는 '유학경비 보증금제'가 확대 적용된다. 독일과 캐나다 등이 유학비자 남용 국가를 상대로 운영하는 제도로, 유학에 필요한 경비를 일정 기간 예치하게 해 실제 자금을 확인하는 방식이다.

학력 검증도 손본다. 출입국·외국인정책본부가 표준화된 해외 학력 검증 절차와 자료를 만들어 대학이 실질적으로 서류를 들여다볼 수 있게 돕는다. 재외공관과 손잡고 '해외 유학원 등록제'도 시행한다.

비자 유형 자체도 늘어난다. K-컬처 확산으로 한국 유학을 바라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학생들을 겨냥해 '갭이어 학생(D-2-8)' 트랙을 새로 만든다. 고교 졸업 후 1년을 보내거나 입학을 유예한 뒤 학점을 따 본 대학으로 옮기는 해외 관행을 받아 안은 것이다. 법무부가 지정한 요건을 갖춘 글로벌 네트워크 캠퍼스형 미래대학 재학생에게는 단기 학생비자를 내준다.

재학 중인 유학생에게 가장 와닿을 변화는 시간제취업이다. 지금까지 복잡했던 허가 요건을 한국어 능력과 학점 두 가지로 단순화한다. 대신 한국어 기준은 사회통합프로그램 3단계로 높인다. 절차도 가벼워진다. 대학이 발급한 '시간제취업 확인서'만 있으면 추가 서류를 내지 않아도 되도록 바꾼다. 대학과 정부가 역할을 나눠 관리하는 방식이다.

반면 편법에는 제동을 건다. 학업보다 아르바이트를 돕기 위해 주말이나 야간, 온라인 과정을 운영하는 대학은 교육국제화역량인증제 인증을 받았더라도 해당 학과의 비자 우대 혜택이 중지된다.

구직비자 1년에서 3년까지

졸업 이후의 길도 넓어진다. 구직비자(D-10) 체류기간이 한국어 능력과 취업 준비 정도에 따라 1년에서 3년까지 차등 부여된다. 역량을 갖춘 인재에게 더 많은 시간을 주겠다는 취지다.

이공계 유학생이 한국어 등 일정 요건을 갖추고 제조업 취업을 희망하면 숙련기능인력(E-7)으로 전환하는 길도 열린다. '전문기술석사(K-Tech Master Visa)' 취득자는 유학(D-2)에서 거주(F-2)까지 이어지도록 설계된다.

창업도 지원한다. 대학 안에 OASIS 연계과정을 신설해 재학 중에 기술창업(D-8-4)에 도전할 수 있게 한다. 이미 떠난 졸업생을 위한 비자도 생긴다. 귀국한 유학생이 한국과 인연을 이어가도록 전용 복수비자인 '한국 유학 동문 방문비자(Study Korea Alumni Visa)'를 만들 계획이다.

전체 경로를 한눈에 보여주는 장치도 마련된다. 법무부는 유학생 개인의 노력과 기여도, 지역이 필요로 하는 분야를 기준으로 최우수인재와 잠재 우수인재, 일반 유학생, 지역인재로 나눠 단계별 비자 전환 경로를 제시하는 '유학생 비자 성장 사다리'를 설계한다. 취업하려는 직종별 요건과 자격을 정리한 '유학생 취업비자 체크리스트'도 온라인으로 제공한다.

지역 정착을 겨냥한 설계도 있다. 지역산업 수요를 바탕으로 취업비자 연계와 동반가족 정착지원 혜택을 넓혀 광역형비자와 지역특화비자를 다시 짠다.

행정 기반도 바뀐다. 유학생 비자 심사를 한 곳에서 일관되게 처리하도록 지역 출입국·외국인청에 '유학생 비자·체류지원센터' 5곳을 설치한다.

법적 근거도 손본다. 출입국관리법에 별도의 장을 만들어 유학생 비자 발급과 시간제취업 같은 핵심 내용을 명문화하고, 제18조를 고쳐 대학과 지자체의 취업 지원 활동 관련 규정을 정비한다.

유학생 정보관리시스템(FIMS)도 고도화한다. 대학 전용 메뉴를 만들고 AI 기반 플랫폼으로 온라인 민원을 넓혀 방문과 서류 없이 처리하도록 바꾼다. 보유한 데이터를 분석한 '유학생 체류·정주 빅데이터 분석' 자료도 정기적으로 공개한다.

이진수 법무부 장관 직무대행은 "외국인 유학생은 이민정책의 핵심 인재이므로 앞으로 학업 목적과 역량을 갖춘 유학생에게는 더 많은 성장 기회를 제공하고, 유학비자 제도를 악용하는 사례에는 엄정하게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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