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력 피해 외국인, 쉼터 관할 출입국서 체류 연장 신청한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해 AI로 생성한 이미지.
법무부, 8월 24일부터 관할 확대…"가해자 생활권 되돌아가야 하는 위험 줄여"
가정폭력을 피해 다른 지역 쉼터로 옮긴 외국인이 비자를 연장하려고 예전 살던 동네 출입국사무소를 다시 찾아야 했던 일이 사라진다. 법무부 출입국·외국인정책본부는 폭력 피해 외국인의 체류민원 사각지대를 줄이기 위해 관할 범위를 넓혔다고 4일 밝혔다. 시행은 지난달 24일부터 이미 시작됐다.
그동안 외국인이 체류허가를 받으려면 등록된 체류지를 관할하는 출입국·외국인청이나 사무소에 신청하는 것이 원칙이었다. 문제는 폭력 피해자였다. 가해자를 피해 살던 곳을 떠나 다른 지역 쉼터에 들어간 경우에도, 체류기간 연장이나 자격 변경이 필요하면 예전 주소지 관할 관서를 찾아가야 하는 상황이 생겼다. 신변 보호를 위해 생활권을 옮겼는데 행정 절차 때문에 가해자의 생활권으로 되돌아가야 하는 셈이다. 법무부도 이 과정에서 가해자에게 다시 접근하거나 신변이 노출될 우려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체류행정 절차 자체가 피해자에게 또 다른 위험이 될 수 있었던 것이다.
바뀐 내용은 이렇다. 요건에 해당하는 피해 외국인은 기존 등록 체류지 관할 관서와 쉼터 등 보호시설 소재지 관할 관서 가운데 편한 곳을 골라 신청할 수 있다. 신청 가능한 민원은 세 가지다. 체류자격 부여와 체류자격 변경, 그리고 체류기간 연장이다. 다만 이 범위를 넘어 모든 출입국·체류 민원을 전국 어느 관서에서나 처리할 수 있게 됐다고 확대 해석해서는 안 된다.
적용 대상도 정확히 짚어야 한다. 폭력 피해를 입은 모든 외국인이 무조건 해당되는 것은 아니다. 법무부는 이번 조치의 적용 대상을 「출입국관리법」 제25조의2, 결혼이민자에 대한 특칙에 해당하는 외국인으로 명시했다. 구체적으로는 가정폭력과 성폭력, 아동학대, 인신매매 피해를 입고 권리구제 절차가 진행 중인 외국인이다.
따라서 신청이 가능한지 판단할 때는 폭력 피해 사실만으로 따지기보다, 해당 조항에 해당하는지와 권리구제 절차가 진행 중인지를 함께 확인하는 것이 정확하다.
이번 개선은 신청 창구가 하나 늘어난 데 그치지 않는다. 등록주소를 기준으로 삼던 체류행정에 피해자의 안전을 고려한 예외를 두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