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도 최저임금 시급 1만 700원 결정… 주휴수당·실업급여 등도 인상

▲AI 생성 이미지.
— 올해보다 380원(3.7%) 인상… 월 환산액 223만 6,300원 기록
— 구직급여·산재보험·국가보상금 등 43개 제도 연동돼 줄인상 예고
내년도 일터에 적용될 최저임금이 시급 1만 700원으로 확정되면서, 임금 인상뿐만 아니라 사회보장급여와 국가보상금 등 국민 생활 전반에 걸친 서민 경제 지표들이 일제히 상향 조정된다.
최저임금위원회는 15일 열린 제14차 전원회의에서 2027년도 최저임금을 올해(1만 320원)보다 380원(3.7%) 올린 시급 1만 700원으로 의결했다. 이를 주 40시간(월 209시간) 기준 월급으로 환산하면 223만 6,300원이다. 이번 인상으로 최저임금 인상률은 지난 2023년(5.0%) 이후 처음으로 다시 3%대로 진입하게 됐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최저임금은 단순한 노동계의 임금 하한선을 넘어 현재 총 27개 법령, 43개 행정 제도 및 지원 사업의 산정 기준으로 활용되고 있다. 이에 따라 이번 인상은 복지와 재정, 산재 보상 등 전방위적인 제도적 인상 효과를 몰고 올 전망이다.
당장 현장에서 가장 체감이 큰 항목은 주휴수당이다. 근로기준법상 주 15시간 이상 근무하며 소정의 근로일을 채운 노동자에게 지급되는 주휴수당은 최저임금 인상률과 동일한 비율로 동반 상승한다.
실직자들의 버팀목인 구직급여(실업급여) 역시 조정된다. 구직급여 하한액은 최저임금의 80%를 기준으로 연동되기 때문이다. 아울러 출산전후휴가급여와 육아휴직급여의 상·하한액 산정, 그리고 정부의 고용촉진장려금이나 지역고용촉진지원금 등 각종 일자리 정부 지원금의 지급 요건도 일제히 바뀐다.
산재보험 분야와 국가보상체계도 인상 대열에 합류한다. 저임금 노동자의 평균임금이 최저임금에 못 미칠 경우 최저임금을 기준으로 휴업급여, 상병보상연금, 직업훈련수당 등을 지급하게 된다. 이외에도 범죄신고자 구조금, 형사보상금, 예방접종 피해보상금 등 국가가 지급하는 다양한 보상 항목과 기초생활보장법상 사회보장급여 수준을 책정할 때도 이번에 인상된 최저임금이 핵심 척도로 작용한다.
이번 심의는 단순한 임금 인상률 결정을 넘어, 1988년 제도 도입 이후 약 40년간 지속해 온 최저임금 결정 체계의 전면 개편을 공식화했다는 점에서 역사적 의의가 크다는 평가가 나온다.
최임위 공익위원들은 고용노동부에 ‘최저임금 제도개선 추진단’ 설치를 공식 권고했다. 급변하는 노동시장에 맞춰 현행 제도의 적용 범위, 산정 기준, 심의 구조 전반을 대대적으로 뜯어고친 뒤 그 결과를 내년도 심의부터 곧바로 활용하겠다는 구상이다.
이 같은 전면 개편의 배경에는 최근 급증한 플랫폼 노동, 특수고용직(특고), 프리랜서 등 다변화된 고용 형태가 있다. 현행 최저임금법은 전통적인 근로계약 체계를 기본으로 설계돼 있어 새로운 유형의 노동자들을 포용하지 못한다는 지적이 지속됐다. 최근 사법부가 배달라이더의 근로자성을 인정하는 취지의 판결을 내리고, 국제노동기구(ILO)가 플랫폼 종사자 보호 기준 마련에 나선 점도 이러한 변화 요구에 불을 지폈다.
실제 올해 심의 과정에서도 노동계의 ‘플랫폼·특고 노동자 적용 확대 및 도급제 산정방식 개선’ 요구와 경영계의 ‘업종별 구분 적용 및 지불능력 반영’ 주장이 첨예하게 대립했다. 결국 현행 법 제도의 테두리 안에서는 이견을 좁히지 못해 관련 안건이 전부 부결됐으나, 정부 차원의 제도개선 추진단이 출범하게 되면서 향후 최저임금 제도의 전반적인 패러다임 전환이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